태양계 끝 얼음왕국 명왕성 "뜨겁게 대양 품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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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경효 작성일20-06-23 09:24 조회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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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덩어리로 시작해 나중에 대양 형성 이론과 정반대
뉴허라이즌스호가 포착한 심장모양을 닮은 얼음 평원 '명왕성 하트'[NASA/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SwRI 제공] [2020.02.05 송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 빛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 태양계 끝의 얼음 세계에 있는 왜소행성 명왕성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뜨거운 행성으로 출발했으며, 초기부터 대양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수십억년 전 행성 물질을 축적할 때부터 충분한 열을 가져 대양을 형성하고 현재까지도 두꺼운 얼음층 밑에 대양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UCSC)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행성과학과의 프랜시스 니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명왕성이 바위와 얼음 덩어리로 차거운 상태로 형성됐다는 기존 학설을 뒤엎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명왕성 형성 이론은 태양계 끝의 카이퍼 벨트에서 얼음 덩어리로 만들어진 뒤 내부의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면서 열이 생겨 나중에 두꺼운 얼음층 밑에 대양이 형성된 것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명왕성 내부의 열 진화 시뮬레이션 모델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포착한 명왕성 표면의 특징 등을 토대로 뜨거운 상태에서 출발했으며, 초기부터 대양을 갖고 있었다는 정반대 이론을 내놓았다.
물이 얼면 팽창하고 녹으면 수축하는데 이런 흔적이 남은 명왕성 표면의 특징이 '뜨거운 출발'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UCSC 대학원생 카르버 비어슨은 "(얼음 덩어리로) 차갑게 시작하고 나중에 내부에서 얼음이 녹았다면 표면에서 수축의 증거가 있을 테고, 반대로 뜨겁게 시작한 뒤 대양이 얼었다면 팽창한 증거들이 포착됐을 것"이라면서 "팽창의 증거는 많았지만 어떤 수축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미뤄 후자 쪽에 더 부합한다"고 했다.
명왕성의 차가운 출발은 점진적으로 녹은 뒤 다시 어는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초기에는 수축이 진행되다 팽창이 뒤따르지만 뜨거운 시작은 내내 팽창만 이어진다.
연구팀은 "명왕성 표면에 남은 가장 오래된 특징들은 구분하기 어렵지만 고대와 현대 모두 팽창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명왕성 스푸트니크(중앙 검은부분) 평원 주변의 입체 지도 사진a의 빨간 화살표가 팽창적 특징을 나타내는 지형. 사진b는 사진 a의 골과 등성이 지역(RTS)를 확대한 부분으로 흰색 화살표는 골을 나타낸다. [네이처 지구과학 논문 캡처]
연구팀은 명왕성이 뜨거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었는지와 관련해 암석 내 방사성 원소의 붕괴와 원시행성 표면에 새로운 물질이 더해지면서 형성된 중력 에너지가 열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됐을 것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중력 에너지가 모두 열로 유지됐다면 초기에 대양을 만들기에 충분했겠지만, 이는 행성 물질 축적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됐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행성 형성이 느리게 진행됐다면 표면에 떨어지는 뜨거운 물질의 에너지가 우주로 날아가고 빠르게 형성됐다면 이 에너지들이 행성 안에 갇혀 유지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명왕성이 형성되는 기간이 3만년 미만이라면 뜨거운 출발이 가능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수백만년에 걸쳐 형성됐다면 거대한 충돌체가 표면 깊숙이 에너지를 전달해야만 뜨거운 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카이퍼 벨트의 얼음 천체들도 명왕성처럼 초기에 대양을 갖고 뜨거운 출발을 했을 수 있으며, 에리스(Eris)와 마케마케(Makemake) 등과 같은 대형 왜소행성도 아직 대양을 갖고있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적됐다.
비어슨 연구원은 "태양에서 이처럼 멀리 떨어진 추운 환경에서도 이런 천체들이 뜨겁고 빠르게, 대양을 갖고 형성됐을 수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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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덩어리로 시작해 나중에 대양 형성 이론과 정반대
뉴허라이즌스호가 포착한 심장모양을 닮은 얼음 평원 '명왕성 하트'[NASA/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SwRI 제공] [2020.02.05 송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 빛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 태양계 끝의 얼음 세계에 있는 왜소행성 명왕성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뜨거운 행성으로 출발했으며, 초기부터 대양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수십억년 전 행성 물질을 축적할 때부터 충분한 열을 가져 대양을 형성하고 현재까지도 두꺼운 얼음층 밑에 대양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UCSC)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행성과학과의 프랜시스 니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명왕성이 바위와 얼음 덩어리로 차거운 상태로 형성됐다는 기존 학설을 뒤엎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명왕성 형성 이론은 태양계 끝의 카이퍼 벨트에서 얼음 덩어리로 만들어진 뒤 내부의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면서 열이 생겨 나중에 두꺼운 얼음층 밑에 대양이 형성된 것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연구팀은 명왕성 내부의 열 진화 시뮬레이션 모델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포착한 명왕성 표면의 특징 등을 토대로 뜨거운 상태에서 출발했으며, 초기부터 대양을 갖고 있었다는 정반대 이론을 내놓았다.
물이 얼면 팽창하고 녹으면 수축하는데 이런 흔적이 남은 명왕성 표면의 특징이 '뜨거운 출발'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 제1저자인 UCSC 대학원생 카르버 비어슨은 "(얼음 덩어리로) 차갑게 시작하고 나중에 내부에서 얼음이 녹았다면 표면에서 수축의 증거가 있을 테고, 반대로 뜨겁게 시작한 뒤 대양이 얼었다면 팽창한 증거들이 포착됐을 것"이라면서 "팽창의 증거는 많았지만 어떤 수축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미뤄 후자 쪽에 더 부합한다"고 했다.
명왕성의 차가운 출발은 점진적으로 녹은 뒤 다시 어는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초기에는 수축이 진행되다 팽창이 뒤따르지만 뜨거운 시작은 내내 팽창만 이어진다.
연구팀은 "명왕성 표면에 남은 가장 오래된 특징들은 구분하기 어렵지만 고대와 현대 모두 팽창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명왕성 스푸트니크(중앙 검은부분) 평원 주변의 입체 지도 사진a의 빨간 화살표가 팽창적 특징을 나타내는 지형. 사진b는 사진 a의 골과 등성이 지역(RTS)를 확대한 부분으로 흰색 화살표는 골을 나타낸다. [네이처 지구과학 논문 캡처]
연구팀은 명왕성이 뜨거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었는지와 관련해 암석 내 방사성 원소의 붕괴와 원시행성 표면에 새로운 물질이 더해지면서 형성된 중력 에너지가 열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됐을 것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중력 에너지가 모두 열로 유지됐다면 초기에 대양을 만들기에 충분했겠지만, 이는 행성 물질 축적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됐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행성 형성이 느리게 진행됐다면 표면에 떨어지는 뜨거운 물질의 에너지가 우주로 날아가고 빠르게 형성됐다면 이 에너지들이 행성 안에 갇혀 유지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명왕성이 형성되는 기간이 3만년 미만이라면 뜨거운 출발이 가능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수백만년에 걸쳐 형성됐다면 거대한 충돌체가 표면 깊숙이 에너지를 전달해야만 뜨거운 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카이퍼 벨트의 얼음 천체들도 명왕성처럼 초기에 대양을 갖고 뜨거운 출발을 했을 수 있으며, 에리스(Eris)와 마케마케(Makemake) 등과 같은 대형 왜소행성도 아직 대양을 갖고있을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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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고록, 표적 트럼프보다 대한민국서 풍파
문대통령 영변 핵폐기 평가, 모순적이라고 지적
핫라인, 북측 수화기는 김정은 오지도않는 곳에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북측으로 넘어가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다시 남측으로 내려오고 있다. /CNN 화면촬영. ⓒ데일리안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이 대한민국 정치권을 덮쳤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트윗 경질'을 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회고록을 집필했지만, 정작 표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찰과상' 정도를 입힌데 불과한 반면 엉뚱한 문재인 대통령이 '치명상'을 입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데일리안이 입수한 회고록 전문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전달된 문 대통령의 입장을 '정신분열적(Schizophrenic)'인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영변 외의 다른 핵시설을 지적하며 비핵화를 해야 북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권유했지만, 김정은은 영변 비핵화 외에 다른 추가적인 조치를 거부해 결국 회담은 결렬됐다.
그러자 정의용 실장은 며칠 뒤 볼턴 전 보좌관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의 "북한의 '행동 대 행동' 방식을 거부한 것은 올바른 일"이라면서도 "김정은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의지는 비핵화의 매우 의미있는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이와 관련, 볼턴 전 보좌관은 영변 핵폐기와 함께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게 이른바 단계별로 비핵화를 진행하는 '행동 대 행동' 방식 그 자체인데, '행동 대 행동' 방식을 거부한 것은 올바르다면서도 영변 핵시설 폐기를 높이 평가한 문 대통령의 언동을 모순적이라고 생각해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해 6월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 3자 회동에 앞서 있었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오찬 관련한 기술도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트위터로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 회동을 성사시켰다는 기쁨에 가득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누구도 김정은과 어떻게 연락해야하는지 모른다"고 우쭐거리자, 문 대통령은 남북 간의 치적 사업으로 내세웠던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핫라인)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핫라인을 개설했지만 그것은 조선노동당 본부에 있다"며 "김 위원장은 전혀 거기에 간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기술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의 남측 전화기는 청와대 여민관의 문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있는 반면, 북측 전화기는 북한 김정은이 오지도 않는 곳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미 3자 회동 참석 요청이 세 차례 거절당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문 대통령의 판문점 회담 배석 요청을 거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다녀온 뒤에 오산에서 만나자"며 완곡한 동행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일단 판문점 내에 관측초소(GP)까지 같이 가서 결정하자"며 끝내 따라왔다는 것이다. 당시 문 대통령을 포함한 3자 정상 회동이 이뤄진 시각은 4분여에 불과했으며, 문 대통령이 제3의 장소에서 대기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53분간 1대1 회담을 가졌다.
문대통령의 남북미 회동 참석, 세 번 거절 당했다
볼턴, 文 겨냥할 이유 없어…중립적 맥락서 기술
신뢰성 높은만큼 청와대·여당 반응 벌집 쑤신 듯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고 있다. /YTN 화면촬영. ⓒ데일리안이같은 사실들이 폭로되자 청와대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의 실무책임자로서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볼턴 전 보좌관을 향해 "당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의 문 대통령 관련 언급의 신뢰성을 깎아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는 '트윗 경질'을 당했다는 원한이 있지만, 문 대통령과는 특별한 호불호나 개인적 은원이 있을 수 없는 관계다. 회고록에서 의도적으로 문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해당 부분을 집필해야할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전혀 작동하지 않으며 심지어 북측 전화기는 김정은이 오지도 않는 공간에 있다는 내용의 기술은 정상 간의 소통을 트위터를 통해서 한다는 발상을 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기술됐을 뿐, 발언자인 문 대통령 자체는 제3자로 중립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기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남북미 정상회동 배석 요청이 세 차례 거절당했다는 대목도 필자인 볼턴 전 보좌관은 오히려 문 대통령에게 기대를 거는 맥락에서 서술되고 있다. 이 대목을 기술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담 참석 요청으로 인한) 분쟁으로 (미북 회동이 무산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며 "김정은도 문 대통령이 오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의 명문 예일대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내, 이념적 성향을 떠나 이런 분야에서 재능과 경력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회고록의 내용을 극력 부인해야할 위치에 놓인 폼페이오 장관도 "반쪽짜리 진실"이라고 주장해, 회고록의 내용이 완전한 허구는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을 따를 때, 지난해 6월 청와대가 '남북미 3자 정상 회동'이라고 주장했는데도 판문점에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나아가 북한 김정은을 맞이하고 군사분계선을 월경하는 이벤트를 가졌다는 점, 문 대통령은 자유의 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나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곧 문이 닫혔다는 점, 3자 회동은 4분에 그친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은 53분간 진행됐다는 점 등이 더 자연스럽게 설명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회고록의 신뢰성에 비춰봤을 때, 청와대와 여당 관계자들이 마치 벌집 쑤신 것처럼 반응한 것은 이해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분단 70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다던 '남북 정상 핫라인'이 실제로는 한 번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까지 공개된 상황"이라며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미북 양측이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알고서도 우리 정부가 '운전자' '조정자'라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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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영변 외의 다른 핵시설을 지적하며 비핵화를 해야 북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권유했지만, 김정은은 영변 비핵화 외에 다른 추가적인 조치를 거부해 결국 회담은 결렬됐다.
그러자 정의용 실장은 며칠 뒤 볼턴 전 보좌관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의 "북한의 '행동 대 행동' 방식을 거부한 것은 올바른 일"이라면서도 "김정은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의지는 비핵화의 매우 의미있는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이와 관련, 볼턴 전 보좌관은 영변 핵폐기와 함께 대북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게 이른바 단계별로 비핵화를 진행하는 '행동 대 행동' 방식 그 자체인데, '행동 대 행동' 방식을 거부한 것은 올바르다면서도 영변 핵시설 폐기를 높이 평가한 문 대통령의 언동을 모순적이라고 생각해 비판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해 6월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 3자 회동에 앞서 있었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오찬 관련한 기술도 있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에게 트위터로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 회동을 성사시켰다는 기쁨에 가득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누구도 김정은과 어떻게 연락해야하는지 모른다"고 우쭐거리자, 문 대통령은 남북 간의 치적 사업으로 내세웠던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핫라인)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핫라인을 개설했지만 그것은 조선노동당 본부에 있다"며 "김 위원장은 전혀 거기에 간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기술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의 남측 전화기는 청와대 여민관의 문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있는 반면, 북측 전화기는 북한 김정은이 오지도 않는 곳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미 3자 회동 참석 요청이 세 차례 거절당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문 대통령의 판문점 회담 배석 요청을 거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다녀온 뒤에 오산에서 만나자"며 완곡한 동행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일단 판문점 내에 관측초소(GP)까지 같이 가서 결정하자"며 끝내 따라왔다는 것이다. 당시 문 대통령을 포함한 3자 정상 회동이 이뤄진 시각은 4분여에 불과했으며, 문 대통령이 제3의 장소에서 대기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53분간 1대1 회담을 가졌다.
문대통령의 남북미 회동 참석, 세 번 거절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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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고 있다. /YTN 화면촬영. ⓒ데일리안이같은 사실들이 폭로되자 청와대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의 실무책임자로서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며, 볼턴 전 보좌관을 향해 "당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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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남북미 정상회동 배석 요청이 세 차례 거절당했다는 대목도 필자인 볼턴 전 보좌관은 오히려 문 대통령에게 기대를 거는 맥락에서 서술되고 있다. 이 대목을 기술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 회담 참석 요청으로 인한) 분쟁으로 (미북 회동이 무산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며 "김정은도 문 대통령이 오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의 명문 예일대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지내, 이념적 성향을 떠나 이런 분야에서 재능과 경력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회고록의 내용을 극력 부인해야할 위치에 놓인 폼페이오 장관도 "반쪽짜리 진실"이라고 주장해, 회고록의 내용이 완전한 허구는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을 따를 때, 지난해 6월 청와대가 '남북미 3자 정상 회동'이라고 주장했는데도 판문점에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나아가 북한 김정은을 맞이하고 군사분계선을 월경하는 이벤트를 가졌다는 점, 문 대통령은 자유의 집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나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곧 문이 닫혔다는 점, 3자 회동은 4분에 그친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은 53분간 진행됐다는 점 등이 더 자연스럽게 설명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회고록의 신뢰성에 비춰봤을 때, 청와대와 여당 관계자들이 마치 벌집 쑤신 것처럼 반응한 것은 이해하지 못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분단 70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다던 '남북 정상 핫라인'이 실제로는 한 번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까지 공개된 상황"이라며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미북 양측이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알고서도 우리 정부가 '운전자' '조정자'라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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