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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포커스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 보고서
"햇살론·새희망홀씨 등 이용자, 신용점수 개선 더디거나 하락"
"다시 고금리 대출 의존도 높이면 정책금융지원도 밑 빠진 독"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자들의 신용점수가 미이용자들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책서민금융이 취약 차주들의 채무구조 개선 등 긍정적 효과가 단기에만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5일 펴낸 KDI 포커스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 보고서는 지난 2012년과 2014년 햇살론과 새희망홀씨를 이용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의 카드소비액과 신용점수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의 신용점수는 대출 후에도 개선이 더디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꾸준히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미이용자에 비해 크게 낮은 추이를 나타냈다.

[세종=뉴시스](자료=KDI 제공)

보고서는 또 정책서민금융 이용자들의 카드 현금서비스나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 고금리 대출 잔액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리 자금을 통해 고금리 대출 이용을 줄이고 채무구조를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는 단기적으로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으로부터 1~2년 후에는 오히려 미이용자들에 비해 고금리 대출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윤혜 연구위원은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채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면 신용점수가 향상되고 그에 따라 장기적인 금리비용이 다시 절감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러나 만약 이용자가 정책서민금융 이용 이후에도 고금리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다시 높이는 등 채무구조 개선에 실패한다면 이런 정책적 지원은 이른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햇살론의 보증비율 수준이 채무불이행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햇살론은 손실 100%를 은행이 부담하는 새희망홀씨와 달리 대출기관이 손실의 일부만 부담하기 때문에 채무조정제도 이용이 필요한 채무자 선별이나 장기 연체를 방지하는 기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보증비율이 85%인 햇살론 대출자의 대위변제 발생 확률과 채무조정제도 신청 확률이 보증비율 95%가 적용된 이들보다 각각 31%포인트(p), 17%p씩 더 낮았다. 대위변제란 햇살론 이용자가 3개월 이상 연체를 지속하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에 보증기관이 대출기관에 보증비율만큼 채무금액을 대신해서 변제해주는 것을 말한다.

오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증비율 수준이 낮을 경우 대출기관의 사전심사·사후관리 기능이 더 활성화됨에 따라 대출자의 채무불이행 발생 확률도 크게 감소함을 알수 있다"고 밝혔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의 효과에 대해서는 출시 당시부터 꾸준히 의문이 제기됐다. 상환능력이 없는 차주에게 저금리 상품을 공급하는 정책의 장기적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정보의 비대칭성이 적은 근로자에게 보증부신용대출을 공급할 필요성, 보증비율 수준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 등이 있다. 또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춘 정책상품이 민간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고서는 단순히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을 늘리기만 해서는 저신용 차주들의 장기적인 채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신 신용관리교육·신용상담을 통한 신용개선·채무조정 지원, 보증부 대출상품의 보증비율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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