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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직전에 관련 자료를 대량 삭제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구속되자 여당 인사들이 검찰과 법원을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발언은 비난을 넘어 위협에 가깝다. 4일 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다음날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권력욕을 내려놓지 못하는 권력기관의 몸부림을 멈추겠다"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으로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민주당 중진 우원식 의원은 "검찰총장 개인의 정치적 야심으로 대통령 공약까지 사법적 대상으로 삼는 이 상황에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황운하 의원도 7일 "검찰권 오남용의 극단적 사례"라고 성토했다.

검찰과 법원에 대한 이들의 비난은 진영논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검찰이 정권을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표적·정치 수사를 하고 있으며 법원까지 그런 행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개탄한다. 월성 1호기 폐쇄는 대통령 공약 사항이므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검찰이 정책적 사안을 정치적 수사의 대상으로 삼아 검찰 개혁 저지의 지렛대로 쓴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검찰은 대선 공약에 대한 정치적 판단이나 원전 정책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실행 과정의 위법 의혹을 수사하는 것이다. 법원 역시 정치적·정책적 판단과 무관하게 증거 인멸 우려 등 사법적 잣대로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했을 뿐이다.

원전 수사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잇단 위협적 발언들은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정권이 못마땅해하는 수사를 하는 검찰에 대해 공수처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는 것이야말로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발언이다. '인내의 한계' 운운하는 것도 치밀한 논리적 비판이 아니라 지지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정치적 발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월성 원전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검찰 수사와 앞으로 있을 법원의 심판은 냉철한 사법적 잣대를 적용해야 할 사안이다. 거친 진영논리는 극단적 정쟁과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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