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스타] '위법' 롯데마트, 안내견 문전박대 '해명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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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림설 작성일20-12-05 01:55 조회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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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슈팅스타는 한 주간 화제를 모은 인물, 스타를 재조명합니다.
최근 롯데마트 잠실점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을 받고 있는 강아지의 출입을 막아 논란인 가운데 스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네티즌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롯데마트에서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훈련 중인 안내견의 입장을 막고 언성을 높였다는 목격담을 게재했다.
목격자는 “(직원이) 다짜고짜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며 언성을 높였다”면서 “강아지는 불안해서 리드줄을 물고, 데리고 온 아주머니는 우셨다”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예비 장애인 안내견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강아지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는 장애인 안내견 교육용 주황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
그는 “입구에서는 출입을 승인해줬는데 중간에 문제가 생겼다면 정중히 안내를 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밖에 안내할 수가 없는지 안타까웠다”고 했다.
해당 글에 수많은 네티즌과 몇몇 스타들은 “예비 안내견 출입제한은 위법”이라며 롯데마트를 거세게 비판했다.
결국 논란이 커지자 롯데마트 측은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며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를 계기로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뿐만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하고 동일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대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불매 운동’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셀럽들도 분노 “안내견은 장애인 생명줄”
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애인 안내견 조이. 사진=tvN‘유 퀴즈 온 더 블럭’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지난 8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안내견 조이는 어떤 편의에 의해서 같이 다니는 존재가 아니다. 가족이고 친구고 제 몸이다. 또 조이는 내 몸처럼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장애인에게 안내견은 일반적 애완견이 아닌 ‘생명줄’과 같다.
롯데마트 장애인 안내견 논란에 연예계 많은 스타도 목소리를 내 이목을 모았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침부터 기사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안내견이 조끼도 입고 있는데 꼬리가 처져 있고 봉사자분은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얼마나 모욕감이 드셨을까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안내견은 일반 애완견이 아니다. 장애인이 동등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들의 눈이 되고 지팡이가 돼주는 생명줄이다”며 “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우리 모두의 따뜻한 시선과 존중, 무엇보다 기업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우 이청아는 정선아의 게시물에 “맘 아프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축구 선수 김영광과 가수 조권, 전효성도 “진짜 어이가 없네. 내가 저 장소에 있어야 했는데”, “미쳤나 봐. 진짜 제정신이야?”, “아침부터 속상하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내견이 먼저 배변실수해서..” 롯데마트 ‘해명도 거짓말’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지정된 전문 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롯데마트는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거짓말 해명을 해 논란을 키웠다.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때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 매체에 “안내견의 입장을 제재하지 않았다”며 “안내견이 매장 내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소란이 있어 매장 관계자가 말을 하던 중 화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처음에는 안내견 출입을 허가했지만 점포 내에 있었던 고객들이 “비장애인이 안내견을 데리고 다닌다”며 항의하자 매니저가 “데리고 나가달라”며 고성을 질렀다.
이에 자원봉사자도 “정당한 퍼피워킹 중이다”라고 말했고 사람들이 큰 소리로 싸우자 안내견이 놀라 식품 판매 코너에서 분뇨를 배출했다.
롯데마트 거짓말 해명에 누리꾼들은 “상식 없는 고객에 상식 없는 마트다”, “고객들이 항의하더라도 그 고객들한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지 법인데 왜 소리를 지르냐”, “얼마나 무섭고 놀랐으면 오줌을 지렸을까”, “안내견이 트라우마 생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비난은 불매운동으로.. ‘사회적 인식개선이 우선’
롯데마트 안내견 논란에 롯데 불매운동. 사진=인스타그램
결국 롯데마트는 이번 논란으로 과태료 200만원을 물게 됐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에 과태료를 올리고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라는 목소리를 냈다. 일부 고객들은 “무성의한 사과”라며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롯데카드를 자른 인증 사진과 함께 ‘롯데불매’, ‘NO롯데’ 등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올라왔다. 롯데 관련 제품을 불매한다는 ‘NOTTE’(NO+LOTTE) 포스터는 다수 게재됐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안내견에 대한 낮은 시민의식이다. 이에 캠페인과 공익광고 등을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측은 1일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후진적 인식을 만천하에 보여준 만행이자, 평소에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소수자를 어떤 시선으로 보아왔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이러한 일이 롯데마트에서만 벌어질까”라며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한층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안내견 출입과 관련한 차별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법령에서는 안내견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는 안내견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 장애인 인식 개선을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정시내 (jss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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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마트 잠실점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을 받고 있는 강아지의 출입을 막아 논란인 가운데 스타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네티즌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롯데마트에서 매니저로 보이는 직원이 훈련 중인 안내견의 입장을 막고 언성을 높였다는 목격담을 게재했다.
목격자는 “(직원이) 다짜고짜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며 언성을 높였다”면서 “강아지는 불안해서 리드줄을 물고, 데리고 온 아주머니는 우셨다”고 전했다. 이 네티즌은 예비 장애인 안내견이 불안해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강아지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는 장애인 안내견 교육용 주황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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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들도 분노 “안내견은 장애인 생명줄”
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장애인 안내견 조이. 사진=tvN‘유 퀴즈 온 더 블럭’김예지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지난 8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안내견 조이는 어떤 편의에 의해서 같이 다니는 존재가 아니다. 가족이고 친구고 제 몸이다. 또 조이는 내 몸처럼 아끼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장애인에게 안내견은 일반적 애완견이 아닌 ‘생명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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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롯데마트는 이번 논란으로 과태료 200만원을 물게 됐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에 과태료를 올리고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라는 목소리를 냈다. 일부 고객들은 “무성의한 사과”라며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롯데카드를 자른 인증 사진과 함께 ‘롯데불매’, ‘NO롯데’ 등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올라왔다. 롯데 관련 제품을 불매한다는 ‘NOTTE’(NO+LOTTE) 포스터는 다수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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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탓 집값 올라” 취임 때 전쟁 선포
임기 중 두 달에 한 번꼴 규제책 내놔
집값도 전월세 가격도 되레 더 올라
‘부동산 정치’ 고집해 실수요자 고생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년6개월 만에 물러난다. 24번에 걸쳐 일방통행처럼 쏟아낸 부동산 대책에 시장이 왜곡돼도,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 찍어 만들겠다”던 온갖 설화에도 문재인 정부의 신임은 굳건했지만 들불처럼 번지는 반감 여론에 결국 하차했다. 부동산이란 허깨비와 싸우다 ‘빵 장관’이라는 오명을 안고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김 장관의 교체 소식이 알려진 4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드디어 교체됐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교체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국토부는 술렁였다. “어느 때보다 일하기 편하다” “경제부총리가 수장인 기획재정부보다 더 강하고 목소리 큰 국토부의 시대가 열렸다”는 이야기가 관가에 돌 정도로 힘이 셌던 정치인 장관이 떠나기 때문이다.
‘전사(戰士)’ 김현미의 등장은 강렬했다. 2017년 6월 취임식 연단에 오른 그는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띄우고 “다주택자의 투기 때문에 강남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못 박고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후 거침없는 규제의 시대가 열렸다. 첫 포문을 연 것은 투기과열지구를 부활시킨 8·2대책이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고, 수도권으로, 지방 대도시로 규제지역은 넓혀졌다. 규제지역 옆 비규제지역에는 어김없이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정부가 집값 오름세를 되레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김 장관은 “이번 대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양한 제도적 대처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국토부는 두 달에 한 번꼴로 부동산 관련 규제책을 발표했다. 집을 사지도, 갖고 있지도, 팔지도 못하게 대출과 세제 등 전방위의 규제책이 수시로 쏟아졌다. 전쟁의 명분은 ‘서민 주거 안정’이었다.
집중포화를 맞은 것은 다주택자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을 인상하고 공시가격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막무가내식 규제로 부동산 시장 곳곳을 틀어막은 탓에 시장 왜곡은 심해졌다. 대출이 막히면서 ‘현금부자’가 아닌 이상 내 집 마련은 더 어려워졌다. 9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축소됐고, 15억원 초과는 아예 대출을 막았다(2019년 12·16 대책).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대출을 못 받게 됐다(2020년 6·17 대책).
실제 거주하지 않는 집을 산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도 투기세력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실수요자=실거주자’라는 무리한 정의에 기반한 분류다. 비싼 집값 탓에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산 후 전세금만큼의 돈을 모아 그 집에 들어가는 길도 막혔다.
눌리고 막힌 수요는 청약 시장에서 폭발했다. 1순위 청약에 48만 명이 몰린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 분양이 대표적인 예다. ‘10억원 로또’라는 입소문에 최고 경쟁률은 1812대 1을 기록했다.
앞뒤 안 가리고 쏟아낸 대책 탓에 부동산 시장은 자승자박의 형국이 됐다. 다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겠다며 김 장관이 등록을 권장한 민간임대주택 정책이 대표적이다. 2년7개월 만인 지난 7·10대책에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임대(8년)를 폐지했다. “권장했던 정책을 폐지하며 정책 신뢰성을 잃었다. 국민은 정책이 언제든 바뀔지 모른다고 생각할 것”(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이라는 전문가와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시장을 적으로 두고 24번 링에 올랐지만 결과는 전패였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7월 말 졸속 시행된 임대차 2법까지 가세하며 전·월세 시장까지 급등했다. 그 결과 김 장관 취임 당시인 3년 전 집을 살 수 있었던 돈으로 이제 전세살이 밖에 못 하는 시대가 됐다. 서울 노원구 청구 3차(전용 84㎡)의 경우 3년 전 집값은 5억원대였지만, 지난달 매매가는 12억원에 달했다. 전셋값은 지난 9월 7억원에 거래됐다. 서민 주거는 불안정해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이 너무 많이 왜곡돼 정책이 정부 의도와 완전히 반대로 작동하고 있다. 규제를 푸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여론의 아우성에도 김 장관은 불통으로 일관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말고, 현장에서 국민의 체감도를 가지고 얘기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이 급등했다는 지적에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값은 14% 올랐다”고 주장했다. 한국감정원의 통계 중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지수만을 내세울 뿐이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까지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62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58% 올랐고, 정부가 통계조작을 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설 정도였다.
임기 내내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여론에도 “공급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임대차 시장까지 불안해지자, 김 장관은 “5년 전 주택 인허가를 줄인 것 때문”이라며 전 정권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주택 인허가 실적을 따져보면 문 정부 들어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는 공급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고 시장을 적으로 여긴 결과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꼬집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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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탓 집값 올라” 취임 때 전쟁 선포
임기 중 두 달에 한 번꼴 규제책 내놔
집값도 전월세 가격도 되레 더 올라
‘부동산 정치’ 고집해 실수요자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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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6개월 만에 물러난 국토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경기도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철도산업발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 장관의 교체 소식이 알려진 4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드디어 교체됐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교체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국토부는 술렁였다. “어느 때보다 일하기 편하다” “경제부총리가 수장인 기획재정부보다 더 강하고 목소리 큰 국토부의 시대가 열렸다”는 이야기가 관가에 돌 정도로 힘이 셌던 정치인 장관이 떠나기 때문이다.
‘전사(戰士)’ 김현미의 등장은 강렬했다. 2017년 6월 취임식 연단에 오른 그는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띄우고 “다주택자의 투기 때문에 강남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못 박고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후 거침없는 규제의 시대가 열렸다. 첫 포문을 연 것은 투기과열지구를 부활시킨 8·2대책이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고, 수도권으로, 지방 대도시로 규제지역은 넓혀졌다. 규제지역 옆 비규제지역에는 어김없이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정부가 집값 오름세를 되레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김 장관은 “이번 대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양한 제도적 대처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국토부는 두 달에 한 번꼴로 부동산 관련 규제책을 발표했다. 집을 사지도, 갖고 있지도, 팔지도 못하게 대출과 세제 등 전방위의 규제책이 수시로 쏟아졌다. 전쟁의 명분은 ‘서민 주거 안정’이었다.
집중포화를 맞은 것은 다주택자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을 인상하고 공시가격 시세반영률(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실제 거주하지 않는 집을 산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도 투기세력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실수요자=실거주자’라는 무리한 정의에 기반한 분류다. 비싼 집값 탓에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산 후 전세금만큼의 돈을 모아 그 집에 들어가는 길도 막혔다.
눌리고 막힌 수요는 청약 시장에서 폭발했다. 1순위 청약에 48만 명이 몰린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과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 분양이 대표적인 예다. ‘10억원 로또’라는 입소문에 최고 경쟁률은 1812대 1을 기록했다.
앞뒤 안 가리고 쏟아낸 대책 탓에 부동산 시장은 자승자박의 형국이 됐다. 다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겠다며 김 장관이 등록을 권장한 민간임대주택 정책이 대표적이다. 2년7개월 만인 지난 7·10대책에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임대(8년)를 폐지했다. “권장했던 정책을 폐지하며 정책 신뢰성을 잃었다. 국민은 정책이 언제든 바뀔지 모른다고 생각할 것”(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이라는 전문가와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시장을 적으로 두고 24번 링에 올랐지만 결과는 전패였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7월 말 졸속 시행된 임대차 2법까지 가세하며 전·월세 시장까지 급등했다. 그 결과 김 장관 취임 당시인 3년 전 집을 살 수 있었던 돈으로 이제 전세살이 밖에 못 하는 시대가 됐다. 서울 노원구 청구 3차(전용 84㎡)의 경우 3년 전 집값은 5억원대였지만, 지난달 매매가는 12억원에 달했다. 전셋값은 지난 9월 7억원에 거래됐다. 서민 주거는 불안정해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이 너무 많이 왜곡돼 정책이 정부 의도와 완전히 반대로 작동하고 있다. 규제를 푸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여론의 아우성에도 김 장관은 불통으로 일관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말고, 현장에서 국민의 체감도를 가지고 얘기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집값이 급등했다는 지적에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값은 14% 올랐다”고 주장했다. 한국감정원의 통계 중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지수만을 내세울 뿐이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까지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625만원에서 4156만원으로 58% 올랐고, 정부가 통계조작을 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설 정도였다.
임기 내내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여론에도 “공급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임대차 시장까지 불안해지자, 김 장관은 “5년 전 주택 인허가를 줄인 것 때문”이라며 전 정권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하지만 주택 인허가 실적을 따져보면 문 정부 들어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는 공급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고 시장을 적으로 여긴 결과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꼬집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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