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증여 15만2427건 역대 최다10년내 증여재산 합산 안하고 시가 아닌 공시가로 낮춰 신고 부모찬스로 주택·분양권 취득 부담부 증여 끝까지 추적·관리A씨는 아버지로부터 비상장법인 발행 주식을 증여받고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이후 어머니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물려받고 증여세 신고를 하면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재산가액을 합산(재차증여 합산)하지 않고 증여재산공제를 중복 적용받아 증여세를 과소 신고한 혐의가 드러났다.B씨는 어머니로부터 고가 아파트를 물려받고 재산가액을 공시가격으로 평가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증여재산은 시가 평가가 원칙이다.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 후 3개월까지 동일단지 유사재산의 매매가액이 존재했고, 국세청이 해당 매매사례가액을 적용해 증여재산을 재평가한 결과 증여세를 과소 신고·납부한 혐의가 확인됐다.사회 초년생인 C씨는 대형마트 2곳을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주택 및 아파트 분양권을 증여받았다. 아버지는 매출 누락, 가공경비 계상 등 부당한 방법으로 법인 자금을 유출해 해당 주택 및 분양권을 편법 취득한 혐의가 발견됐다.국세청은 이들처럼 주택 증여 관련 변칙적 탈루 혐의자 1822명에 대한 세무검증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이번 세무검증 대상을 유형별로 보면 주택 증여세 신고 시 10년 내 다른 증여재산에 대한 ‘재차증여’ 합산을 누락하고 증여재산공제를 중복 신고한 혐의자가 117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유사매매사례가액 등 시가로 신고하지 않고 공시가격으로 저가신고·무신고한 혐의자가 531명, 주택 증여자와 그 배우자 등의 주택 취득 관련 자금출처 부족 혐의자 85명, 주택을 부담부 증여로 받은 뒤 고액 임대보증금 등을 자력 없이 상환하는 등 편법증여 받은 혐의자 30명 순이다.주택 증여는 2014년 6만6893건이었으나 매년 대체로 증가해 2020년에는 15만2427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4만1580건이나 늘어 증가폭이 역대 최고였다. 지난해 상반기 주택증여는 약 6만건, 하반기는 약 9만2000건으로 하반기에 많이 쏠렸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6·17 부동산대책과 7·10 부동산대책 등에 따라 올해 6월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하면서 향후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해 매매보다 양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선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국세청은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여주택의 ‘취득-증여-그 이후’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칙적 탈루행위를 지속해서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가를 반영하지 않은 저가신고, 10년 내 다른 증여재산의 합산신고 누락 등 불성실 신고 행위를 차단하고 주택 증여자의 최초 주택 취득단계의 자금출처를 분석해 법인자금 유출 등 부당한 방법을 통한 주택 취득 여부를 치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아울러 자녀가 부모로부터 해당 아파트에 담보된 금융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증여받았지만 부모가 임대보증금을 면제해주는 등 채무를 활용한 부담부 주택 증여에 대해 채무의 자력 상환 여부를 끝까지 추적해 관리하기로 했다. 또 부모가 고액의 증여세와 취득세 등을 대신 내줘 편법 증여하는 등의 수법도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