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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셀프 제명' 발목 잡힌 바른미래 비례의원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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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림설 작성일20-03-18 08:43 조회1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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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에서 '셀프 제명'으로 미래통합당 당적을 얻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탈당 혹은 민생당 복귀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출신 의원들. 왼쪽부터 김수민, 신용현 의원, 황교안 대표, 김삼화 의원.

안철수계 의원들 '줄탈당' 전망…'자연인 출마' 하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에서 '셀프 제명' 후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긴 의원들이 다시 민생당(옛 바른미래당)에 발목이 잡혔다. 통합당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은 의원들은 탈당 등 수순을 거쳐 선거에 나설 전망이지만, '자연인 출마'는 현역 의원일때보다 훨씬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법원은 민생당이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상돈·이태규·임재훈 등 8명 의원을 상대로 낸 당원 제명 절차 취소 단행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제명 처분의 효력은 본안 사건 판결까지 정지된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모두 민생당으로 돌아가거나 탈당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정당법 제42조 2항은 '누구든지 2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5조는 '2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공직선거법 제52조 1항 제6호는 정당 추천 후보자가 당적을 이탈·변경하거나 2개 이상의 당적을 갖고 있을 때 후보자 등록 무효를 규정하고 있어 미래통합당 후보로 선거에 나가려면 의원직을 포기해야 한다.

미래통합당 공천을 확정받은 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한 채 선거에 나설 전망이다. 이태규 의원은 국민의당 합류 의사를 굳히며 17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뉴시스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태규 의원은 17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한 임재훈 의원은 거취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생당으로 별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임 의원은 "의원들이 다 돌아갈 거라 생각한다면 민생당이 오판하는 것"이라면서 "고민하고 난 뒤에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른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해선 "아마 탈당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현역 의원이 아닌 상태로 선거를 치르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통합당으로 간 바른미래당 의원들 중 김수민 의원은 청주 청원, 김삼화 의원은 서울 중랑갑, 이동섭 의원은 서울 노원을, 김중로 의원은 세종갑 공천을 확정지은 상태다.

신용현 의원은 대전 유성을에서 경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었지만 결국 결선 없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대전 유성을에 김소연 대전 시의원을 공천 확정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 공천을 받은 의원들이 탈당을 감행할지 주목된다. 김수민 의원 등은 총선 후보자 등록 기간인 오는 26~27일 전까지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현역 의원이 아닌 '자연인'으로 선거에 나설 경우 비용과 인력, 인지도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왼쪽부터 최근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김중로·이동섭·임재훈 의원(비례대표). /남윤호·이선화·이덕인 기자

다른 의원도 통화에서 "통합당 공관위가 관련 결정을 확실하게 해주고 난 뒤에 다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합당의 결론이 거의 다 나왔을 것"이라며 "공천이 바뀌는 등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만약 바뀐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합당에서 출마하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이 아닌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게 되면 후원회가 폐지될 뿐 아니라 보좌 인력 수급 문제 등 어려움을 겪게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역 의원일 때와 아닐 때의 차이는 크다"며 "의원은 '의정활동'으로 지역에 내려가서 당원들을 만나는 등 활동이 가능하지만, 일반인이 했을 경우 사전선거운동이 된다"고 했다.

이어 "또 보좌진 인력이 없어 자비로 인력을 구하고 선관위 신고를 해야 한다. 사무실 전체를 전부 자비로 한다고 보면 된다"며 "의원직 상실과 함께 후원회가 해지되면 모아졌던 후원금은 모두 국고로 가게 된다. 비용도 많이 들고, 힘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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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0년 3월18일 ‘오라이’를 외치던 그들의 근무환경은 괜찮지 않았다

1978년 당시 버스 차장(왼쪽)과 운전기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오라이’라는 말을 기억하십니까.

버스를 타면 버스안내양(차장)이 문을 두드리며 ‘출발해도 좋다’는 뜻으로 외치던 말이죠. ‘좋다’라는 의미의 영어 올라잇(all right)의 일본식 발음인 이 표현을 아직도 가끔은 들을 수 있는데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복잡한 골목 같은 곳에서 주차하는 차량을 향해 ‘이대로 계속 와도 좋다’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식이죠.

버스안내양은 60~80년대에 버스에서 손님들에게 차비를 받고, 버스정류장을 알려주며, 버스문을 여닫는 역할을 하던 직업이었습니다. 1975년작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주인공 영자가 식모(가사도우미), 공장 직공, 버스안내양 등으로 일하다 몰락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이 세 직업은 특별한 기술 없이 지방에서 상경한 여성들이 가장 쉽게 택한다는 것과, 처우가 열악했다는 게 공통점입니다.

4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저임금과 격무에 시달리던 버스안내양들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기사가 실렸는데요. 함께 보실까요?

1980년 3월18일자 경향신문 7면 기사
기사에 따르면 당시 부산 시내 버스 안내양 10명 중 4명은 고된 업무량으로 인해 각성제를 복용하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자동차노조 부산버스지부가 1979년 12월10일부터 28일까지 부산 시내 29개 버스회사 안내양 12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드러났는데요. 이 조사에 따르면 안내양의 40.4%인 512명이 각성제를 복용한 적이 있고, 이들 중 62.3%(296명)은 하루 1알씩을 복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33.7%(160명)는 하루 2알, 2.3%(11명)는 3알, 그리고 1.7%(8명)는 하루 4알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안내양들이 각성제까지 복용하며 일하는 까닭은 너무 긴 노동시간 때문이었습니다. 사업주의 경영사정이라는 이유로 이들은 대부분 격일제 근무 대신 2일 근무 1일 휴무 체제로 일했고, 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각성제인 카페인류를 복용하게 됐던 것이죠.

전문가들은 이들이 복용하는 각성제가 심장에 큰 부담을 줘 장기복용할 경우 중독 증세와 함께 피로와 수면을 잊은 흥분상태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시 조사대상의 나이는 20~21세 사이가 522명으로 가장 많았고, 22~23세까지가 296명, 18~19세가 197명 순이었는데요.

대부분 20세 안팎인 이 젊은 여성들은 각종 질병으로도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무좀 환자가 69.5%(817명)이나 됐고, 위장병 환자도 57.8%(674명), 생리불순이 21.6%(254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 질병들은 일종의 직업병이었습니다. 같은 해 5월 발표된 운전사들의 직업병 실태조사에서도 전체 운전사의 87%가 위장병 등 질병을 앓고 있고, 66%는 피로와 잠을 쫓기위해 각성제를 상시 복용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죠.

1994~96년 SBS 예능프로그램 <기쁜 우리 토요일>의 인기 코너였던 ‘영자의 전성시대’. 개그맨 이영자가 1975년에 발표된 동명의 영화 속 설정처럼 버스안내양 역할을 했다.
버스안내양 중에는 지방에서 상경해 가계를 책임져야 했던 젊은 여성들이 많았는데요. 사실 버스안내양이 처음 등장하던 시절에는 대우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버스안내양이 우리나라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2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1928년 경성부청에서 운영하던 부영버스는 일본에서 들여온 22인승 마차형 버스를 활용했는데요. 여성을 고용해 차장 역할을 맡겼고, ‘버스걸’이라고 불렀습니다. 신식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양장 유니폼을 걸친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해서, 신붓감 후보로도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마치 지금의 비행 승무원 스튜어디스 같은 느낌인데요. 버스 자체가 신문물이었고 전차에 비해 매우 비쌌던 시절이기 때문 같습니다.

광복과 함께 사라졌던 여차장 제도가 60년 전후 부활한 이유는 남성 차장들이 친절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여성이기에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전제는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합니다. 차비를 안 내고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골라내고 짖궂은 승객들에게 시달리면서, 손님이 너무 많으면 버스 출입구에 매달려서 가기까지 했는데요. 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친절함을 유지하는 것은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었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버스 안내양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건 격무 때문이었을까요?

사실은 기술발전의 결과였습니다. 82년 정류장 자동 안내방송과 하차벨, 자동문 등이 도입되면서 안내양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89년말 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이듬해부터 모든 지역에서 안내양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지금은 어린이들을 태우는 차량에서 의무적으로 어른을 배치하기는 하지만, 예전과 같은 의미의 안내양은 특정 지역에서 관광안내 등을 목적으로 도입한 사례를 제외하면 드뭅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버스안내양들의 고단한 하루를 떠올리며, 매일 만나는 서비스업 직종의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절해보자 다짐합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 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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