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준의 의학노트] 거짓말이 박멸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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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경효 작성일20-05-31 02:02 조회14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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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거짓말이 사라지고
개인 사생활이 위협받는 사회
보다 더 안전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더 행복해지는 것일까 의사들은 가끔 거짓말을 한다. 회복되기 어려운 중병으로 진단된 환자에게 열심히 치료하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상태가 많이 악화된 환자에게 그저 일시적으로 조금 나빠졌을 뿐이라며 안심시키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얘기하는 이유는 절망해서 지레 치료를 포기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의사들은 사실 더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국의사협회지’라는 저명한 학술지에 실린 미국 브라운 의대 데니스 노박 교수팀의 연구가 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선정한 407명의 의사에게 몇 가지 상황을 제시한 후 거짓말을 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절반이 조금 넘는 211명이 설문 조사에 응했는데, 그중 두 가지만 소개한다.
상황 1.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루이스 부인이 당신을 방문했다. 유방암 조기 검진을 위해 매년 시행하던 유방 촬영을 권유하자, 그녀는 자신이 가입한 의료보험이 더 이상 유방 촬영 비용을 지원해주지 않는다며 울상이다. 만약 당신이 조기 검진 목적이 아니라 유방암 발병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촬영이 필요하다고 거짓으로 기록한다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루이스 부인을 위해 그렇게 하겠는가?
상황 2. 당신의 오래된 환자인 짐이 소변볼 때 통증을 느낀다며 당신을 찾았다. 소변검사를 해보니 통증의 원인은 성병이었다. 결과를 들은 짐은 단 한 번의 실수로 그런 일이 생겼다며 아내에게는 절대로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감염되었다면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짐의 부인에게도 알려야 하는 상황인데, 아내가 알면 분명히 이혼당할 것이라며 짐이 애걸한다. 당신은 짐의 부인에게 사실대로 알릴 것인가?
의사들은 어떻게 대답했을까? 유방 촬영이 필요한 첫 번째 상황이라면 70%에 가까운 의사들이 루이스 부인을 위해 기꺼이 보험회사를 속이겠다고 응답했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의사들은 ‘보험회사의 정책이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거나 ‘의사는 환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성병에 걸린 짐을 위해서는? 무려 60%가 넘는 의사들이 짐의 부인에게 검사와 치료는 권유하되 남편의 정확한 병명은 알리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의사들은 ‘이 사실을 부인이 모르는 것이 짐 부부에게 결국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거나 ‘환자의 비밀을 지켜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는 등으로 거짓말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어쨌거나 의사들은 환자를 돕기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상황이 변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요즘 진료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환자나 가족을 심심찮게 맞닥뜨린다. 미국 다트머스 의대 그린 엘윈 교수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5%가 진찰받을 때 녹음한 적이 있고, 3분의 2 이상이 녹음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러니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다. 녹음하려는 이유로는 의사의 설명 중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들어보기 위해서, 혹은 진료 결과를 궁금해하는 가족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환자들이 진찰 과정을 녹음하고 싶어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또 의사들이 자신의 진료 과정을 돌아보고 태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녹음의 순기능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의사들에게는 이 상황이 몹시 곤혹스럽다. 자신이 한 말이 녹음되어 환자와 가족이 몇 번씩 다시 들어보게 되는 상황도 어색하지만, 환자를 안심시키려던 설명이나 긍정적인 격려가 법적 분쟁의 근거가 될지도 모른다는 근심 때문이다. 앞으로 진료실에서 ‘따뜻한 거짓말’은 사라지고 단호한 사실만 오가게 될까 걱정이다.
K-방역이라고 부르며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철저한 대처와 괜찮은 성과가 뿌듯하지만, 걱정스러운 것도 있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철저히 가려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나 대중교통 이용 기록은 물론이고 CCTV, 심지어는 스마트폰 위치 추적까지 가능한 모든 정보가 순식간에 모인다. 자신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있었는지에 대한 거짓말이 전혀 불가능한 사회가 된 셈이다. 필연적으로 사생활이 막무가내로 노출돼 고통받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거짓말이 박멸되고 비밀이 퇴치된 ‘멋진 신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게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었을까?
임재준 서울대 의대교수 의학교육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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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이 변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요즘 진료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대화 내용을 녹음하는 환자나 가족을 심심찮게 맞닥뜨린다. 미국 다트머스 의대 그린 엘윈 교수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5%가 진찰받을 때 녹음한 적이 있고, 3분의 2 이상이 녹음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러니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다. 녹음하려는 이유로는 의사의 설명 중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들어보기 위해서, 혹은 진료 결과를 궁금해하는 가족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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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onavirus in Italy
Medical personnel and Italian Red Cross medical staff collect blood samples for coronavirus disease (COVID-19) serological tests, at San Paolo Hospital in Civitavecchia, near Rome, Italy, 30 May 2020. COVID-19 serologic tests aim to identify whether people have already come into contact with the coronavirus. EPA/GIUSEPPE L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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