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향한 ‘90분 설전’… 여운은 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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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준경효 작성일20-08-12 01:21 조회9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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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스트 세션’ 믿는 자 VS 안 믿는 자… 루이스와 프로이트가 만났다배우 신구(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오른쪽)와 이상윤(CS 루이스 역)이 ‘신의 존재’를 주제로 펼치는 두 실존 인물의 가상대화를 담은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최근 열연하고 있다. 파크컴퍼니 제공
한 사람의 세계관은 수많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론의 집합체다. 서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가치관의 돌출된 부분을 가다듬는 게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이다. 하지만 어떤 신념과 가치는 극단적으로 대립하며 논쟁에 평행선을 그린다. ‘신의 존재’도 그중 하나다. 인류 최대의 미스터리라 불릴 만큼 양보 없이 충돌해 온 주제를 놓고 펼쳐지는 두 실존 인물 간의 가상 대화가 2020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연극 ‘라스트 세션’(연출 오경택)이다.
작품은 대표적 무신론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사색에 잠긴 채 라디오 방송을 듣는 장면으로 막을 올린다. 영국이 독일과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 프로이트의 초대를 받은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가 그의 서재를 방문해 ‘말로 하는 펜싱’ 같은 논변 경기가 시작된다.
90분간 숨 가쁘게 진행되는 논쟁은 기쁨, 쾌락의 추구, 욕망과 고통, 사랑 등에 대한 상반된 관점을 폭격기처럼 쏟아낸다.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축은 ‘신의 존재’에 대한 신념이다. 신념을 바탕으로 한 각자의 언어가 맹렬한 토론의 무기다.
악의 존재에 의구심을 품는 프로이트에게 루이스는 “신이 루시퍼에게 자유의지를 줬다. 악이 있기에 선의 존재가 더 확실해진다”고 반박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 “인간은 알 수 없다. 다만, 신만이 아신다”고 말하는 루이스에게 프로이트는 “신을 핑계로 ‘무지’ 뒤에 숨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신(信)과 불신(不信)을 두고 첨예한 논쟁을 벌이다가도 불가항력적 두려움 앞에서 두 사람은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한다. 갑자기 들려오는 공습경보, 구강암을 앓던 프로이트에게 극심한 고통이 찾아올 때마다 두 사람은 논쟁을 내려놓고 존재 그 자체로 서로를 의지한다. 논쟁의 끝자락에서 루이스가 “시대를 초월한 최대의 미스터리를 하루아침에 풀어보겠다고 생각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푸념할 땐 프로이트가 “딱 하나 더 미친 짓이 있다. 생각을 접어버리는 것”이라며 공존의 물꼬를 튼다.
안녕을 고하며 집을 나서는 루이스는 둘의 만남을 은유한 프로이트의 농담에 재치 있는 답을 건네며 그의 신념에 존중을 표한다. 루이스가 떠난 서재에 홀로 남아 라디오를 듣는 프로이트의 모습은 작품의 첫 장면과 같으면서 다르다. 루이스를 만나기 전 프로이트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거부하며 보도만 듣고 음악이 나오면 라디오를 꺼버렸지만, 마지막 장면 속 프로이트의 서재를 채우는 소리는 뉴스가 아니라 오케스트라 음악이다.
도무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두 학자의 신념에 균열이 생겼음을 암시하는 결말은 관객에게도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8일 공연장을 찾은 장윤미(39)씨는 “교회에 다녀본 적도, 신앙을 가져본 적도 없지만 ‘신의 존재’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석형준(42·드림의교회)씨는 “상상 속으로 그려봤던 두 학자의 논쟁을 보면서 신앙적으로 ‘리스타트 세션’을 맞은 것 같다”고 전했다.
‘라스트 세션은’ 지난달 10일 첫 공연 이후 월간 예매율 1위(공연예술통합전산망 기준)를 지키고 있다. 대기실에서 만난 배우 이상윤(루이스 역)은 “상업적인 주제를 다루지 않은 작품이 대중성 높은 무대에 등장한 것도, 많은 관객이 찾아와주시는 것도 신기하고 감사하다”며 “관객들도 시대적으로 ‘신의 존재’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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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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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해결 시스템 마비돼…신선한 시각 가진 외부 전문가 필요"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현지시간) WTO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당선 시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국제무역협회(WITA)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 참석해 "세계 무역은 보호주의 발흥으로 심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분쟁해결 시스템은 마비됐다"고 지적했다.
WTO 사무총장 출마한 유명희 본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면서 회원국들은 WTO가 전염병 대유행 대응뿐만 아니라 21세기 경제적 현실을 대처하는 데 있어 뒤처져 있다는 실망과 좌절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개혁해야 한다고 모두 동의하지만 어떤 개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매우 다양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진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는 다자무역 시스템에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반성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이런 인식에 따라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했다며 "나는 모든 나라를 위한 다자 무역시스템의 중심적 역할을 믿고 있다"고 강조한 뒤 WTO를 더 시의적절하고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TO의 협상 기능 재활성화와 함께 분쟁 조정 기능의 회복, 투명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이 국제무역 시스템에 완전히 통합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WTO는 국제적 도전과제와 비상상황에 더욱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WTO는 재화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무역 관련 조치 등의 투명성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우리는 신선한 시각을 가졌지만 이 국제기구의 안과 밖을 아는 외부로부터의 누군가가 필요하다", "다음 사무총장은 다자 무역시스템에서 신뢰를 재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통상 전문가이자 오랜 협상 경험을 지닌 자신이 적임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재활성화하고 잘 기능하는 WTO는 미국과 중국이 깊은 토론을 하고 전진할 의미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TO는 다음 달 6일까지 선거운동 기간을 가진 뒤 다음 달 7일부터 최대 2개월 동안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사무총장을 선출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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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현지시간) WTO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당선 시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유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국제무역협회(WITA)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 참석해 "세계 무역은 보호주의 발흥으로 심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분쟁해결 시스템은 마비됐다"고 지적했다.
WTO 사무총장 출마한 유명희 본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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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본부장은 이런 인식에 따라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했다며 "나는 모든 나라를 위한 다자 무역시스템의 중심적 역할을 믿고 있다"고 강조한 뒤 WTO를 더 시의적절하고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TO의 협상 기능 재활성화와 함께 분쟁 조정 기능의 회복, 투명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이 국제무역 시스템에 완전히 통합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WTO는 국제적 도전과제와 비상상황에 더욱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WTO는 재화와 서비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무역 관련 조치 등의 투명성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우리는 신선한 시각을 가졌지만 이 국제기구의 안과 밖을 아는 외부로부터의 누군가가 필요하다", "다음 사무총장은 다자 무역시스템에서 신뢰를 재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통상 전문가이자 오랜 협상 경험을 지닌 자신이 적임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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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는 다음 달 6일까지 선거운동 기간을 가진 뒤 다음 달 7일부터 최대 2개월 동안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사무총장을 선출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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