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금배지들의 '리얼' 수해 봉사…'어지럼증' 호소가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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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승운 작성일20-08-15 17:40 조회9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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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에 전국적으로 수해가 발생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봉사에 나섰다. 특이점은 과거 '보여주기식'에서 탈피,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충북 음성 지역을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쌓인 토사를 퍼내는 모습. /음성=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행동파'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진짜야?"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기록적인 폭우에 전국 곳곳에서 수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모두 수해현장으로 출동해 일손을 보탰는데요.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와 재난지원금 상향 등 재정적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수해까지 겹친 피해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각계각층의 수해 봉사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숙 여사의 '몰래 봉사'가 있었는데요. 취재진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여야 정치권도 수해 봉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는데요. 열성적인 모습에 보좌진과 당직자들도 놀랐다고 하네요. 통합당은 호남 지역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지지율이 오른 상황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또 21대 국회 초반 자취를 감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이탄희 의원을 향한 관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청와대 소식부터 들어보시죠.
여야 지도부와 의원, 당원들은 모두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복구작업에 나섰다. 지난 11일 충북 음성 지역을 방문한 이낙연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위쪽). 지난 12일 전북 남원을 방문한 통합당 지도부(아래쪽) /남윤호·허주열 기자
◆'수해 복구 작업' 나선 의원들…보좌진·당직자가 본 '찐열정'
-이번 폭우 피해가 급증하면서 각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은 전국 곳곳 수해 현장을 찾아다녔죠. 덥고 습한 날씨에 수건을 두른 정치인들은 구슬땀을 마다하지 않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고요?
-네, 맞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마스크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고 복구 작업에 나선 의원들의 모습은 국회에서와 매우 달랐는데요. 여야는 모두 각당 지도부와 의원들, 보좌진과 당직자를 동원해 피해 복구에 손을 보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70여명 의원과 420명 당원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져 봉사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12일엔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등 당권주자를 비롯한 최고위원 출마자 8명과 당원들이 전북 남원 금지면을 찾아 토사물을 퍼내는 등 작업에 나섰는데요.
-세 후보는 입을 모아 남원 지역 재난지원금 상향과 피해 복구 지원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날 이 후보는 특별재난지역 선정과 관련해 "(남원시) 복구지원금에는 주택파손을 포함해 농작물도 지원 범위에 포함되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정부가 그나마 피해를 빨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차질 없이 하겠다"고 위로했고요. 박 후보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이 공공시설 위주로 돼 있는 부분을 개선해 민간 농가 피해에 대해서도 선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당 대표 후보자들과 함께 일한 당직자·보좌진 등은 열성적으로 복구 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하는데요.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이 남달랐다고 합니다.(웃음)
-미래통합당은 지난 5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13일엔 통합당도 당원 300명과 함께 전북 남원을 방문해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는데요. 이날은 취재진도 함께 가 통합당 인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여성 의원들은 '몸빼바지(일바지)'를 입고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남성 의원들도 양복을 벗고 작업복 차림으로 삽을 들었습니다. 잠시 비가 갠 뒤라 매우 무더운 날씨였는데요. 바깥 일이 낯선(?) 일부 의원들은 어지럼증을 느끼며 잠시 쉬기도 했습니다.
-현장에 함께 갔던 보좌진들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다소 '놀랐다'고 했는데요. 피해 지역의 처참함과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재도구를 치우고 씻는 의원들의 모습이 그렇게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일부 '보여주기식' 모습을 드러낼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요, 흙과 땀에 망가지는 모습을 개의치 않고 작업에 열중했다는 후문입니다.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수해 봉사가 알려지자 뒤늦게 관련 사진과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봉사활동 중인 김 여사. /청와대 제공
◆전혀 예고 없었던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최근 정치권이 앞다퉈 비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봉사활동이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했습니다. 철원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입니다. 그만큼 비 피해가 심하다는 것이죠. 때문에 김 여사가 철원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문 대통령이 같은 날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 충남 천안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김 여사의 수해 복구 봉사활동은 비공개였다면서요?
-제 지인이 물어보더군요. "김 여사가 진짜 몰래 철원에 간 것 맞냐고"요. 일종의 '쇼'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답해줬습니다. "정말 사전에 몰랐다"라고요. 말 그대로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기자들도 전혀 몰랐어요. 김 여사의 철원 방문 일정은 공지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일 오후 3시쯤 김 여사의 봉사활동 보도가 나왔는데요. 그걸 보고 알았습니다.
-윤재관 부대변인이 오후 5시께 "문의가 많아서 알린다"면서 김 여사의 봉사활동을 확인했습니다. 문의가 많았다는 것은 김 여사의 철원행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겠죠. 기자들이 사전에 김 여사의 방문을 알고 있었다면 문의하는 이는 많지 않았을 겁니다. 청와대가 김 여사의 수해 현장 복구지원 사진을 공개한 것도 오후 6시였습니다.
-김 여사가 예고 없이 철원으로 향한 배경에는 수해 복구 현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이 수해 피해 지역 3곳을 들렀을 때도 "누가 될까 봐 망설였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김 여사는 조용히 현장에 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일손을 보태고 돌아오겠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실제 대규모 수행원과 기자들을 이끌고 수해 현장에 간다면 어느 주민이 반가워하겠습니까.
-3년 전인 2017년 폭우로 피해가 심했던 청주시 청석마을을 방문해 복구 작업을 벌였던 것에 이은 두 번째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영부인이 수해현장을 방문해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여사는 '행동파'인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또다시 이런 기록적인 폭우로 주민들이 상처받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요. 이번 인명·재산 피해를 본 시민들이 힘내셨으면 합니다.
-3년 전 옷과 비슷한 복장으로 다시 수해복구 현장에 나서 화제가 됐는데요. 영부인의 복장이 3년간 변함이 없는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통합당이 연일 호남 지역 수해 복구에 나서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전북 남원 용전마을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통합당, 잇단 '호남행' 정치적 노림수 없다고?
-통합당이 최근 기록적 폭우로 최악의 수해를 입은 호남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는 주요 인사들이 무려 네 차례에 걸쳐 호남을 방문했습니다.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보수를 넘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수라는 판단하에 이뤄진 행보로 보면 될까요?
-네, 통합당은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전남 구례를 찾았고, 11일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구례를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12일에는 통합당 예결위원들이 전북 남원과 구례 등을 찾아 수해 복구를 위한 예산 지원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 등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또 13일에는 주 원내대표와 의원들, 당원 300여 명이 남원을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텃밭이지만, 호남 수해 지원은 통합당이 민주당, 정세균 총리, 문재인 대통령보다 빨라 주목받았습니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의 마음'을 얻고자 통합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 남원 봉사활동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게 아니라 수해가 가장 심각한 현장,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곳을 찾은 것"이라고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거듭 부인했습니다.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의도가 있어 보이는 다른 결정도 있었죠?
-네, 통합당은 이번 주 새 정강·정책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 계승을 명시했고, 국민통합위원회도 만들었습니다. 또한 당헌·당규에 호남 출신 인사의 공천 의무화, 일정 비율 배려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입니다. 말로는 통합당에서 정치적 의도 없이 호남을 찾는 것이라고 하는데, 행동은 의도가 있어 보이는 그런 상황입니다(웃음).
-봉사활동 현장에선 진정성이 느껴졌나요?
-네, 지난 13일 오후 남원 봉사활동을 직접 취재를 겸해 다녀왔는데요, 기나긴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무더위가 이어지던 이날 통합당 의원들과 당원들 수백 명이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통합당에 나와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알리지 않아서 어디서 지원을 나온 건지 모르는 마을 주민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 통합당 관계자는 "진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일부러 정당에서 나온 걸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일도 크게 알리려는 정치인들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복구 현장이었습니다.
-호남 민심에 다가가려는 통합당의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 호남 주민의 입장에서도 표를 던질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경쟁이 있어야 지역구 의원들이나 지자체장들이 주민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하려 할 테니까요. 통합당의 불모지였던 호남에 대한 구애가 끝까지 진정성을 잃지 않고 계속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부금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건강 문제로 국회를 비운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두문불출하면서 의정 활동 복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윤호·이동률 기자
◆윤미향·이탄희 당당한 의정활동은 언제쯤?
-'기부금 회계 부정 유용' 의혹에 휩싸이며 21대 국회 논란의 핵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 약 3개월 만인 지난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요. 의정활동 잘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검찰 조사 등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 대표 시절 기부금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13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14일 새벽 4시경까지 약 14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는데요. 정의연의 회계 누락된 총 37억 원 기부금 횡령 의혹과 함께 '안성 쉼터' 고가 매입과 쉼터 관리인 부친 고용에 대한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죠. 강도 높은 조사에 피곤했던 걸까요? 몰려들 취재진을 피하려 했던 걸까요?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무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윤 의원은 또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김상희 국회부의장, 정춘숙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의원 등과 '사회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의 권리보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는데요. 윤 의원은 전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도 이를 홍보하며 "관심 있는 분들은 내일 봬요"라고 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은 토론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토론회 시작 전 윤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이 토론회에 참석하실지 안 할지 모른다. 의원님으로부터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봤지만 윤 의원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모습이 안 보이는 의원이 또 있죠?
-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인데요. 그는 지난 6월 6일 사법농단 사태 때 발생한 공황장애 증상이 재발해 건강을 회복한 뒤 다시 국회로 돌아오겠다고 밝혔죠. 벌써 2개월이 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아무 일도 안했던 건 아닙니다. 그는 가장 최근에는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48명으로 증원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그의 법안 발의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보좌진에게 메신저를 통해 여러 업무를 지시한다고 하네요.
-조금 뒤 9월 말부터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하는데요. 이 의원은 언제쯤 복귀할까요?
-모든 게 미정입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앓고 있는 질환이 기간을 정해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오겠다는 게 입장"이라면서도 "당연히 국감 전에 돌아오면 좋겠지만 올지 안 올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어 "최대한 의정활동에 피해가 없도록 법안 발의도 하고 있고, 용인 지역사무소에도 가끔 가신다. 보좌진은 의원이 계신 의원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하고 국감 준비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무한정 기다리게 할 수만은 없으니 이 의원 본인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 같네요.
-민주당은 이 의원 영입 당시 그를 "사법개혁을 책임질 법관 출신 인사"라고 소개했었죠. 또 윤 의원은 "과거 역사 청산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라며 "30년 동안 거리에서 했던 수요집회를 내가 국회에서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에 정치에 입문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곳에 든든하게 짠~하고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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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에 전국적으로 수해가 발생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봉사에 나섰다. 특이점은 과거 '보여주기식'에서 탈피,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충북 음성 지역을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쌓인 토사를 퍼내는 모습. /음성=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행동파'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진짜야?"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기록적인 폭우에 전국 곳곳에서 수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모두 수해현장으로 출동해 일손을 보탰는데요.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와 재난지원금 상향 등 재정적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수해까지 겹친 피해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각계각층의 수해 봉사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숙 여사의 '몰래 봉사'가 있었는데요. 취재진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여야 정치권도 수해 봉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는데요. 열성적인 모습에 보좌진과 당직자들도 놀랐다고 하네요. 통합당은 호남 지역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지지율이 오른 상황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또 21대 국회 초반 자취를 감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이탄희 의원을 향한 관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청와대 소식부터 들어보시죠.
여야 지도부와 의원, 당원들은 모두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복구작업에 나섰다. 지난 11일 충북 음성 지역을 방문한 이낙연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위쪽). 지난 12일 전북 남원을 방문한 통합당 지도부(아래쪽) /남윤호·허주열 기자
◆'수해 복구 작업' 나선 의원들…보좌진·당직자가 본 '찐열정'
-이번 폭우 피해가 급증하면서 각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은 전국 곳곳 수해 현장을 찾아다녔죠. 덥고 습한 날씨에 수건을 두른 정치인들은 구슬땀을 마다하지 않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고요?
-네, 맞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마스크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고 복구 작업에 나선 의원들의 모습은 국회에서와 매우 달랐는데요. 여야는 모두 각당 지도부와 의원들, 보좌진과 당직자를 동원해 피해 복구에 손을 보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70여명 의원과 420명 당원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져 봉사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12일엔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등 당권주자를 비롯한 최고위원 출마자 8명과 당원들이 전북 남원 금지면을 찾아 토사물을 퍼내는 등 작업에 나섰는데요.
-세 후보는 입을 모아 남원 지역 재난지원금 상향과 피해 복구 지원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날 이 후보는 특별재난지역 선정과 관련해 "(남원시) 복구지원금에는 주택파손을 포함해 농작물도 지원 범위에 포함되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정부가 그나마 피해를 빨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차질 없이 하겠다"고 위로했고요. 박 후보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이 공공시설 위주로 돼 있는 부분을 개선해 민간 농가 피해에 대해서도 선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당 대표 후보자들과 함께 일한 당직자·보좌진 등은 열성적으로 복구 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하는데요.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이 남달랐다고 합니다.(웃음)
-미래통합당은 지난 5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13일엔 통합당도 당원 300명과 함께 전북 남원을 방문해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는데요. 이날은 취재진도 함께 가 통합당 인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여성 의원들은 '몸빼바지(일바지)'를 입고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남성 의원들도 양복을 벗고 작업복 차림으로 삽을 들었습니다. 잠시 비가 갠 뒤라 매우 무더운 날씨였는데요. 바깥 일이 낯선(?) 일부 의원들은 어지럼증을 느끼며 잠시 쉬기도 했습니다.
-현장에 함께 갔던 보좌진들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다소 '놀랐다'고 했는데요. 피해 지역의 처참함과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재도구를 치우고 씻는 의원들의 모습이 그렇게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일부 '보여주기식' 모습을 드러낼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요, 흙과 땀에 망가지는 모습을 개의치 않고 작업에 열중했다는 후문입니다.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수해 봉사가 알려지자 뒤늦게 관련 사진과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봉사활동 중인 김 여사. /청와대 제공
◆전혀 예고 없었던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최근 정치권이 앞다퉈 비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봉사활동이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했습니다. 철원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입니다. 그만큼 비 피해가 심하다는 것이죠. 때문에 김 여사가 철원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문 대통령이 같은 날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 충남 천안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김 여사의 수해 복구 봉사활동은 비공개였다면서요?
-제 지인이 물어보더군요. "김 여사가 진짜 몰래 철원에 간 것 맞냐고"요. 일종의 '쇼'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답해줬습니다. "정말 사전에 몰랐다"라고요. 말 그대로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기자들도 전혀 몰랐어요. 김 여사의 철원 방문 일정은 공지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일 오후 3시쯤 김 여사의 봉사활동 보도가 나왔는데요. 그걸 보고 알았습니다.
-윤재관 부대변인이 오후 5시께 "문의가 많아서 알린다"면서 김 여사의 봉사활동을 확인했습니다. 문의가 많았다는 것은 김 여사의 철원행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겠죠. 기자들이 사전에 김 여사의 방문을 알고 있었다면 문의하는 이는 많지 않았을 겁니다. 청와대가 김 여사의 수해 현장 복구지원 사진을 공개한 것도 오후 6시였습니다.
-김 여사가 예고 없이 철원으로 향한 배경에는 수해 복구 현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이 수해 피해 지역 3곳을 들렀을 때도 "누가 될까 봐 망설였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김 여사는 조용히 현장에 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일손을 보태고 돌아오겠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실제 대규모 수행원과 기자들을 이끌고 수해 현장에 간다면 어느 주민이 반가워하겠습니까.
-3년 전인 2017년 폭우로 피해가 심했던 청주시 청석마을을 방문해 복구 작업을 벌였던 것에 이은 두 번째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영부인이 수해현장을 방문해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여사는 '행동파'인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또다시 이런 기록적인 폭우로 주민들이 상처받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요. 이번 인명·재산 피해를 본 시민들이 힘내셨으면 합니다.
-3년 전 옷과 비슷한 복장으로 다시 수해복구 현장에 나서 화제가 됐는데요. 영부인의 복장이 3년간 변함이 없는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통합당이 연일 호남 지역 수해 복구에 나서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전북 남원 용전마을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통합당, 잇단 '호남행' 정치적 노림수 없다고?
-통합당이 최근 기록적 폭우로 최악의 수해를 입은 호남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는 주요 인사들이 무려 네 차례에 걸쳐 호남을 방문했습니다.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보수를 넘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수라는 판단하에 이뤄진 행보로 보면 될까요?
-네, 통합당은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전남 구례를 찾았고, 11일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구례를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12일에는 통합당 예결위원들이 전북 남원과 구례 등을 찾아 수해 복구를 위한 예산 지원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 등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또 13일에는 주 원내대표와 의원들, 당원 300여 명이 남원을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텃밭이지만, 호남 수해 지원은 통합당이 민주당, 정세균 총리, 문재인 대통령보다 빨라 주목받았습니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의 마음'을 얻고자 통합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 남원 봉사활동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게 아니라 수해가 가장 심각한 현장,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곳을 찾은 것"이라고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거듭 부인했습니다.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의도가 있어 보이는 다른 결정도 있었죠?
-네, 통합당은 이번 주 새 정강·정책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 계승을 명시했고, 국민통합위원회도 만들었습니다. 또한 당헌·당규에 호남 출신 인사의 공천 의무화, 일정 비율 배려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입니다. 말로는 통합당에서 정치적 의도 없이 호남을 찾는 것이라고 하는데, 행동은 의도가 있어 보이는 그런 상황입니다(웃음).
-봉사활동 현장에선 진정성이 느껴졌나요?
-네, 지난 13일 오후 남원 봉사활동을 직접 취재를 겸해 다녀왔는데요, 기나긴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무더위가 이어지던 이날 통합당 의원들과 당원들 수백 명이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통합당에 나와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알리지 않아서 어디서 지원을 나온 건지 모르는 마을 주민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 통합당 관계자는 "진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일부러 정당에서 나온 걸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일도 크게 알리려는 정치인들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복구 현장이었습니다.
-호남 민심에 다가가려는 통합당의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 호남 주민의 입장에서도 표를 던질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경쟁이 있어야 지역구 의원들이나 지자체장들이 주민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하려 할 테니까요. 통합당의 불모지였던 호남에 대한 구애가 끝까지 진정성을 잃지 않고 계속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부금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건강 문제로 국회를 비운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두문불출하면서 의정 활동 복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윤호·이동률 기자
◆윤미향·이탄희 당당한 의정활동은 언제쯤?
-'기부금 회계 부정 유용' 의혹에 휩싸이며 21대 국회 논란의 핵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 약 3개월 만인 지난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요. 의정활동 잘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검찰 조사 등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 대표 시절 기부금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13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14일 새벽 4시경까지 약 14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는데요. 정의연의 회계 누락된 총 37억 원 기부금 횡령 의혹과 함께 '안성 쉼터' 고가 매입과 쉼터 관리인 부친 고용에 대한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죠. 강도 높은 조사에 피곤했던 걸까요? 몰려들 취재진을 피하려 했던 걸까요?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무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윤 의원은 또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김상희 국회부의장, 정춘숙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의원 등과 '사회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의 권리보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는데요. 윤 의원은 전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도 이를 홍보하며 "관심 있는 분들은 내일 봬요"라고 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은 토론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토론회 시작 전 윤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이 토론회에 참석하실지 안 할지 모른다. 의원님으로부터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봤지만 윤 의원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모습이 안 보이는 의원이 또 있죠?
-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인데요. 그는 지난 6월 6일 사법농단 사태 때 발생한 공황장애 증상이 재발해 건강을 회복한 뒤 다시 국회로 돌아오겠다고 밝혔죠. 벌써 2개월이 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아무 일도 안했던 건 아닙니다. 그는 가장 최근에는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48명으로 증원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그의 법안 발의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보좌진에게 메신저를 통해 여러 업무를 지시한다고 하네요.
-조금 뒤 9월 말부터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하는데요. 이 의원은 언제쯤 복귀할까요?
-모든 게 미정입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앓고 있는 질환이 기간을 정해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오겠다는 게 입장"이라면서도 "당연히 국감 전에 돌아오면 좋겠지만 올지 안 올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어 "최대한 의정활동에 피해가 없도록 법안 발의도 하고 있고, 용인 지역사무소에도 가끔 가신다. 보좌진은 의원이 계신 의원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하고 국감 준비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무한정 기다리게 할 수만은 없으니 이 의원 본인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 같네요.
-민주당은 이 의원 영입 당시 그를 "사법개혁을 책임질 법관 출신 인사"라고 소개했었죠. 또 윤 의원은 "과거 역사 청산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라며 "30년 동안 거리에서 했던 수요집회를 내가 국회에서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에 정치에 입문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곳에 든든하게 짠~하고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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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3일 연휴가 또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사실상 4달만에 확진자 세자릿수…연휴기간 집회·휴가 등 확산 우려 커져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5월 이태원클럽 때보다 더 위험하다"
방역당국이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5월 황금연휴 때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확산돼 2차 유행을 불러온 것처럼 이번 광복절 3일 연휴가 또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3명을 기록, 7월25일 이후 20일 만에 세자릿수를 나타냈다.
다만 7월25일은 당시 대거 귀국한 이라크 건설근로자 사이에서 집단감염이 발견되면서 추세와 다르게 유난히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날이다. 방역당국에서도 이런 상황을 감안, 지나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전날인 7월24일에 다음날 발표될 확진자가 세자릿수에 이를 수 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을 제외하고 일일 확진자수가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4월1일이 마지막으로, 4달여 전이었다. 당시에는 해외유입 환자를 비롯해 병원,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하루 사이 101명이 추가됐다.
바꿔 말하면 이른바 2차 유행이 시작된 5월 황금연휴 이후 시점보다 현재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롯데리아 직원모임, 남대문 및 동대문 상가,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경기 우리제일교회, 경기 고양시 기쁨153교회 등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데다 해외유입도 꾸준하다. 특히 최근 발생하는 환자 대다수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있어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광복절 3일 연휴가 또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이 공연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런 상황을 두고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3일 브리핑에서 "5월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환자 폭증과 부천의 물류센터 확산, 6월 리치웨이 등 방문판매, 수도권 개척교회를 중심으로 한 감염확산도 위험한 상황이었음에 틀림없다"며 "그렇지만 지금은 그 당시보다도 유행상황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시공휴일을 합쳐 3일 간 광복절 연휴가 시작된다. 2차 유행이 5월 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휴가 시즌까지 겹친 이번 연휴가 3차 유행의 기점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또 광복절을 기해 서울 곳곳에서 보수단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방역당국의 걱정거리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복절 집회를 신고한 단체는 24곳, 신고인원은 약 11만5000명이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집회강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복절 3일 연휴가 또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월29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교회 신도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에 당국은 수도권에 대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 상향 검토에 들어갔다. 상황을 지켜보다 요건이 충족되면 연휴 기간 안에라도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특히 서울시는 광복절을 맞아 대규모 집회를 신고한 단체들에게 집회를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집회를 강행하려는 일부 단체가 있어 어제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며 "집회의 자유도 소중한 시민의 권리지만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서울시의 조치에 따라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계 상향 시점에 대해서는 "오늘 중대본에서도 논의가 있었고,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도 긴급하게 소집돼 논의가 됐다"며 "아직은 2단계 상향의 요건이 충족되지는 않은 상황이라서 오늘, 내일은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계 상향) 요건이 충족된다면 연휴 기간에도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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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 때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확산돼 2차 유행을 불러온 것처럼 이번 광복절 3일 연휴가 또다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3명을 기록, 7월25일 이후 20일 만에 세자릿수를 나타냈다.
다만 7월25일은 당시 대거 귀국한 이라크 건설근로자 사이에서 집단감염이 발견되면서 추세와 다르게 유난히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날이다. 방역당국에서도 이런 상황을 감안, 지나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전날인 7월24일에 다음날 발표될 확진자가 세자릿수에 이를 수 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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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당국은 수도권에 대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 상향 검토에 들어갔다. 상황을 지켜보다 요건이 충족되면 연휴 기간 안에라도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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