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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2년부터 생후 24개월 미만 아이들에게 매월 30만원의 영아수당을 지급한다. 출산을 하면 산모에게 200만원을 일시급으로 주고,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3개월씩 하면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월 600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2021~2025)'을 요약하면 돈을 풀어 저출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2025년까지 저출산 대응에 196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재앙이라고 표현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결혼 5년 차까지 아이를 갖지 않은 신혼부부는 5쌍 중 1쌍이나 된다. 정부는 2006년부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5개년 계획을 수립해왔는데 이번이 네 번째다. 그동안 예산 210조원을 퍼부었지만 저출산 추세가 가속화됐다는 비판이 일자 2018년 출산 장려 정책 방향을 청년과 여성들 삶의 질을 제고하는 쪽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에 다자녀가구 거주 지원, 육아휴직 권리 확대 등 포괄적인 해법을 담으려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현금 살포식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한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은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저출산은 양육환경·주거·취업·교육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정부는 인구절벽을 막겠다며 예산 확대에 나섰지만 복합적인 원인에 대한 해법은 부족해 보인다. 특히 부모가 각각 3개월 육아휴직을 할 경우 육아휴직 급여를 더 주겠다고 한 '3+3 육아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보험 가입자만 대상이어서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기업 현실에서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하는 것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2018년 기준 만 0세 때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여성이 73%인 반면 남성은 24.2%에 불과하다. 기업문화가 육아에 친화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저출산을 막을 보다 종합적이고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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