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 ‘신경전’ / 나경원, ‘신혼부부 1억1700만 지원’ 공약 눈길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오신환 전 의원. 연합뉴스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신혼부부 1억1700만원 지원 공약’을 내놓자, 경쟁 상대인 오신환 예비후보는 “나경원인가, 나경영인가”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나 예비후보는 ‘나경영’이란 표현에 발끈하며 “나경영 아니라 나이팅게일이 되겠다”고 선언했다.오 예비후보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경원인가, 나경영인가?’로 시작하는 입장문을 올렸다.앞서 대선 출마 공약으로 ‘결혼수당 1억원’ 등을 내세웠던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처럼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황당한 공약’을 내놨다는 의미에서 나 예비후보를 ‘나경영’으로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오 예비후보는 “나경원 예비후보가 황당한 공약을 했다”면서 “재산세·종부세·양도세를 감세하겠다면서 동시에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는 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그는 “저출산 대책도 좋지만 앞뒤가 맞는 현실성 있는 주장을 해야 한다”면서 “세금은 깍아주고 지출은 늘리고, 대충 계산해도 5조원은 족히 소요될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 셈인가”라고 나 예비후보를 향해 물었다.이어 “강경보수와 포퓰리즘 사이를 오락가락하면 보수 정치는 정말 답이 나오지 않게 된다”면서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은 자중하실 것을 나경원 예비후보에게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일갈했다.앞서 나 예비후보는 전날 ‘부동산 7대 공약’ 중 하나로 청년·신혼부부에게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출이자를 서울시가 대신 지원하는 방식이다.예를 들어 신혼부부의 경우 최대 5억원 대출에 대한 3년치 이자 4500만원(연 3%)을 지원하고 아이를 낳으면 추가로 3년치를 더 지원하겠다는 것이다.이에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나 예비후보의 공약을 두고 “짜장면(강성보수)만 먹겠다더니 슬쩍 짬뽕 국물을 들이키고 있다”며 “그런데 국물 맛이 ‘허가네 반점’ 맛과 비슷하다는 소문이 있나 보다”고 비아냥댔다.신 의원은 “감세를 내세우는 부동산 공약 발표 자리에서 이 공약을 버무려 냈다니 좀 잡스럽다는 느낌”이라며 “무원칙, 비일관성을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원더풀 7대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나경원 “이 정도도 못한다면 우리 정치가 떳떳할 수 있을까?”오 예비후보의 지적에 나 예비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나 예비후보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합리적인 반론을 해주시기를 바란다”라며 반박글을 올렸다.그는 “1년에 1만호 토지임대부 공공주택 구매에 대한 이자 지원조차 불가능하다면, 도대체 우리 정치가 뭘 해줄 수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이어 “청년 50%, 신혼부부 50%를 기준으로 삼으면 1년 차 연간 대출 이자액 지원 규모 1200억원”이라며 “매년 1만호씩 증가하면 3년차에 3600억원, 4년차부터는 1년차 1만호 입주자의 이자 지원이 종료되므로 연간 3600억원의 고정 지출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1년에 3600억원은 서울시 전체 예산에 100분의 1도 안 되는 돈”이라며 “우리 청년과 젊은 부부들에게 이 정도 도움조차 주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가 떳떳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끝으로 나 예비후보는 “임기 2기에는 더 파격적으로 지원해드릴 것”이라며 “주거복지의 ‘나이팅게일’이 되겠다”고 선언했다.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4월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를 나경원, 오세훈, 오신환, 조은희 등(가나다 순) 4명으로 압축했다. 앞으로 경선을 통해 선택된 1명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된다.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