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10일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위해 상담 대기하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제공올해 첫 IPO(기업공개) 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리면서 너무 많아 1주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균등배정 도입으로 소액투자자도 최소 1주는 받을 수 있게끔 제도가 마련됐지만 청약자 수가 배정 물량을 넘어서면서 일부 증권사는 추첨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 통합 경쟁률은 278.53대 1을 기록 중이다. 청약증거금은 52조8394억원으로, 지난해 상장 흥행몰이를 한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역대 최대 증거금을 모은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나 빅히트(58조4237억원)를 넘어설 지 관심이 쏠린다. ━균등배정이라더니…'1주도 못 받는다?'━/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이 가운데 삼성증권의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건수는 36만6946건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일반 청약 모집물량(29만1855주)의 50%인 균등배정 물량(14만5928주)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삼성증권은 균등배정 물량인 50%를 모든 청약자에게 무작위 추첨 배정한 후 남은 50% 수량을 비례배정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28만6875명이 청약을 한다면 이 가운데 14만5928주까지 무작위 추첨한 뒤 남은 14만5927주를 비례 배정하는 것이다.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청약자 배정 물량 가운데 50%는 청약자 전원에게 동일하게 나눠주는 균등배정 방식, 이를 제외한 수량은 청약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배정 방식이다.하나금융투자도 균등청약 초과 물량에 대해 추첨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의 청약건수는 19만9685건으로, 균등배정물량(14만5928주)를 넘어섰다.주관사 6곳의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다. 공모가(6만5000원) 기준 최소 청약금액은 65만원, 청약증거금은 청약금액의 50%인 만큼 실제 청약에 필요한 돈은 32만5000원이다. 32만5000원의 청약금액만으로 최소 1주는 받을 수 있는 셈이다.그러나 청약자 수가 균등배정 물량을 초과하면서 1주도 배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됐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자동화된 전산 프로그램에 따라 무작위 랜덤 추첨방식을 진행할 것"이라며 "증권사별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하게끔 돼있다"고 말했다.우리사주조합 미청약 잔여주식이 발생할 경우 최대 공모주식의 5%까지 잔여주식을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는 만큼 배정 물량이 늘어날 수 있긴 하다. 그러나 뜨거운 청약 열기를 고려하면 우리사주 미청약 물량이 다수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일부 증권사 시스템 지연 겪기도…"균등배정 의미 없다" 성토까지━청약 투자자가 몰리며 증권사 청약 신청이 지연되기도 했다. 사진은 시스템 지연을 알리는 증권사 어플리케이션 안내문구. /사진=강민수 기자뜨거운 투자 열기에 청약 시스템이 지연을 겪는 일도 생겼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10시 청약 개시 직후 투자자가 몰리며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청약 신청 시 "잠시 후 다시 청약에 참여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청약이 몰려서 청약신청 업무를 순차적으로 처리 중"이라며 "다른 업무는 정상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청약투자자가 대거 몰리며 1주도 못 받는 투자자들이 속출하자 균등배정 제도 도입 의미가 크게 없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첨으로 인해 1주도 못 받는다면 사실상 이전과 똑같은 것 아니냐"며 "오히려 지점이나 IPO 업무 직원들의 일거리만 늘어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도 오픈카톡방 등에서 "차라리 청약 취소하고 다른 주식 사는 게 더 의미있겠다", "결국 돈싸움으로 가는 것 같다", "1주라도 받으면 감사해야 할 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또 다른 IB(투자은행) 관계자는 "IPO 자체가 획일적이지 않은데 (균등배정) 제도가 시행되다보니 이곳저곳에서 문제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부동산 투자는 [부릿지]▶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줄리아 투자노트<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